지난 몇 개월은 질풍노도의 시간이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새로이 주일 셀을 섬기게 되었고, 13년째 봉사하고 있는 유아부의 여름 축제인 성경학교를 준비하느라 마음이 분주했고, 회사에서는 6월말일까지 새로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는 프로포잘을 준비하느라 일주일 내내 12시간 이상을 근무해야 했으며, 6월말 고용계약이 종료 예정되어 있었으나 3개월 연장을 신청했음에도 1개월 연장으로 결정되어 7월말까지 담당하고 있는 일을 최대한 마무리하고 인수인계를 준비해야 했기에 시간에 쫓기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건설회사에서 화학플랜트를 수주하여 설계, 구매, 공사하는 팀에서 18년째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IMF 이후에 회사는 정규직 직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프로젝트 기간 동안 근무하는 계약직을 별도로 운영하는데 제 근무 조건이 그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쉬는 기간 없이 계속 다음 프로젝트로 연계되어 긴 시간동안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매번 프로젝트가 종료될 시점이 가까워지면 “다음 프로젝트로 연계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나를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한 마음이 저를 여러 번 힘들게 했습니다.
50대 후반에 접어든 여자가 남자가 90% 이상인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힘든 환경 속에서도 사내 신우회의 믿음의 동역자와 서로를 챙기고 협력하는 동료들을 붙여 주셨기에 저는 매일 배울 수 있었고, 미비하더라도 성장하게 하셨고, 동료들을 지원하고 후배들에게 조금 앞에서 이끌어 줄 수 있는 역할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최근 수주시장은 여러 세계 정세로 인해 보류되었고 많은 직원들이 이미 회사를 떠났고 지금도 경쟁사로, 새로운 시장으로 이직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 7월말로 예정된 계약 종료는 이전에 있던 상황 중에도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 영혼이, 제 마음이, 제 믿음이 달랐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것처럼 “지금까지 가장 좋은 것으로 잘해 주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잘해 주신다”는 확신과 마음의 평안을 허락하셨습니다. 신우회에서도 동료들에게도 내일 모레면 백수가 되는 이 시점에 내 마음이 왜 이렇게 편안한지 모르겠다는 고백이 넘쳤습니다.
저에게는 삼수생활을 거쳐 대학교에 입학해 이제 3학년 1학기를 마친 딸이 있습니다. 뜻이 있어 6년을 마쳐야 하기에 아직도 3년과 1학기가 남아 있습니다. 8월부터 무직이라고 생각하니 8월말에 예정된 등록금과 학교 앞에서 자취하고 있어 매달 발생하는 월세를 생각하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저에게 맡겨준 딸이 아직 공부를 하고 있고 아직 자립하기에는 부족함을 아시기에 그 아이가 졸업하고 자립할 때까지는 하나님께서 채워 주시고 그 길로 인도해주실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어느 날부터 제 믿음 밭에 자라고 있었고,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점의 의문이 없고 앞으로도 잘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6월말 프로포잘을 잘 제출하고 미뤘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낭결석이 막고 있어 큰 병원에 가봐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작년부터 소화가 안되고 위경련이라고 동네병원에서 진단받은 것이 모두 담낭에서 담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해 아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큰 병원을 가기 위해 2주 후에 나올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결과를 받기도 전 7월 둘째주일 저녁 또 다시 밀려오는 복통으로 응급실로 뛰어갔고 신속하게 수술날짜를 받아 지난 23일 용인 세브란스에서 절제술을 받고 조직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복강경으로 수술을 받아 회복이 빨라서 거동이 가능했기에 7월 마지막 주 출근했고, 담당하던 업무를 마무리하고 인수인계를 하며 이 기간을 허락하심에 감사하며 동료의 배웅을 받고 지난 주 퇴사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회사일에 매진하는 것을 보고 불쌍하셨는지 계약연장도 꼭 필요한 만큼만 허락하셨고, 건강을 챙기라고 담낭절제술도 받게도 하셨습니다. 이전의 저는 불평불만이 많았으나 짧은 기간에도 마무리와 인수인계를 허락하신 것도 수술을 신속하게 받고 회복하게 하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고 감사하게 하시는 마음을 허락하셨습니다.
이제 빠른 회복을 구하며, 구직활동이라는 광야로 나아갑니다. 그 곳에서 만나주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열심히 하나님 일을 하고자 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연습을 하고자 합니다. 제가 있어야 하는 곳에 세우시고, 그 곳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로 빛을 발할 것을 꿈꾸며 단련해 주시고 길을 인도하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세상은 급변하고 어지럽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하지만, 내 영혼은 안전하며, 하나님 안에서 평안하고, 자유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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