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는 사람들

90일 통독을 마치면서...

작성자 블루베리쥬스 날짜2017.12.12 조회수264

 

  20대 후반까지 천주교 신자였던 나는 성경한줄 자의로 읽지 않으면서 그저 외장만 하는 자였던 것을 고백한다. 바티칸에서 산 보석 같은 예쁜 구슬묵주라야 주문 외듯 하는 묵주기도가 되는 것처럼 느껴졌고, 구약성경은커녕 신약성경 채 반도 다 읽지 못했지만 신부님께서 미사시간 강독하시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성경을 자세히는 몰라도 대충 다 안다는 착각을 당당히 했었다. 내게 예수님은 단군신화처럼 이야기속의 주인공인데 내가 필요할 때 기도하면 도깨비 방망이처럼 소원을 들어 주시는 도구로써 인식되어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가끔씩 체육이나 교련 실기 시험 때등 진짜 다급할 때 기도를 했으나 실수해서 점수가 깎이기라도 하면, 기도보다 알라딘의 요술램프의 지니를 부르는 것이 더 빨랐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리석게도 내 마음속 하나님 존재의 막연함과 무기력함에 오히려 내가 더 실망했던 것 같다.

 

직장친구의 간곡한 부탁으로 '전도 총동원 주일'에 교회에 끌려갔다가 개종까지하게 되었다. 개신교의 성경책을 처음으로 샀던 날, 평생 한 번이라도 다 읽을 수 있으려나 자신이 없고 막막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7세 이후로 열심히 교회를 다니고 방언도 받고 제자훈련에, 성가대에, 주일학교교사까지 열심히 사역하고 뛰어다녔지만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보리라는 생각자체는 하지 못했었다.

 

부끄럽게도 개종하고도 20년이 지난 작년, 2016년 4월이 되어서야 날짜와 분량을 나누고 표를 만들어서 체크해가면서 겨우 40일 통독을 혼자 한번 해보았다. 그 후, 여름에 중보기도 팀에서 한 번, 가을에 혼자 한 번 더 40일 통독을 하긴 했으나 머리에 남는 것이 있기보다는, 정리되지 않은 복잡함과 정확히 알고 싶은 갈급함으로 더 힘들어 졌었다.

 

언젠가는 좀 더 과학적으로 한 눈에 보고 이해 할 수 있도록 구약의 인물들에 대한 나 나름의 연대기를 만들고, 왕조의 순서를 꿰고, 반복되어 나오는 사람들은 구분하여 동일인인지, 동명이인 인지 출처를 각각 밝히고, 왕들의 특징을 완전 파악하고, 모든 성경책의 연도의 전후를 정확히 알고, 이스라엘 지명의 위치와 산과 강과 바다와 광야의 위치, 족속들의 위치와 역사를 유기적으로 공부하면 성경암송에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갈급함에서 나오는 창대한 계획을 갖게 되었다. 평생 숙원사업이었던 성경통독이 지금까지의 숙제완료가 아니라 숙제의 시발점이 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고 창대하기만 한 계획의 실천적인 구체적 행동 방안은 막막해서 떠오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바이블 컬리지의 안내문을 보고 시간과 취지가 나와 잘 맞는 듯한  '90일 통큰통독'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을 때만해도,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없었다. 단지, 작년에 혼자 했던 40일보다는 편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가볍게 등록한 것이었다. 예상외로 먼저 강의가 시작된 바람에 급히 책을 준비하고 숙제를 따라 잡느라 급급해 하면서도 교재의 내용이 내가 작년에 통독하면서 느낀 필요성이 전부 한방에 해결될 것 같다는 마음에 신이 났다.

 

통독을 할 때는 잠시 딴 생각을 하다보면 훌렁 넘어가버려서 다시 또 보고 듣다가도, 교재를 보면 이해가 살짝 될듯했고 강의시간에 목사님께서 내가 그토록 바라던 성경 각권의 전후 순서와 이스라엘 영토 내 이동경로를 밝혀 주시고,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왕들의 특징과 기억해야 할 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 심지어 매회 계속 반복까지 해 주셔서 내 영안의 가려운 데가 긁어지는 느낌을 받고 무지 좋았고 행복했다.

 

그래도....., 아픔은 있었다.

이사야, 예레미야, 예레미야 애가, 에스겔, 다니엘 후반부에서 아무리 보고 들어도 헤매기 시작한 것이다. 줄치거나 새기고 싶은 말이 별로 없고 계속 붕붕 뜬 느낌으로 지나갔다. 내게는 아직 어렵고 다시 도전해야 할 산과 같은 느낌의 어려움으로 아직도 막막하게 남아 있는 부분들이다.

생각해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에스라와 느헤미야, 스가랴, 레위기는 편히 넘어 가서 기도회 때 배워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인가도 생각해 봤는데 더 큰 이유는, 아직 나의 믿음이라는 것이 내 입장에서 달콤하고 희망적인 말이 많은 성경, 즉 하나님께서 도우시겠다는 말씀이 많은 성격은 줄도 많이 치고 기도할 때 묵상도 많이 하게 되는데,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경고, 정죄등 흩으시겠다고 하시거나 내가 알지 못하는 비유적 예언이 많은 부분이나 마지막 때에 대한 두려움과 사물에 대한 비유가 많은 부분은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통독을 과연 몇 번이나 더해야 이 문제들이 해결될지 계획조차 할 수 없는 막연한 생각까지 들고 있다.

 

해결방안은, 이번 방학때 구약의 암초와 같은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 후반부를 천천히 읽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결하고, 신약의 새로운 암초 내지는 빙하처럼 느껴지게 된 후반부를 다시 교재와 함께 읽은 후 용기를 내어 내년 봄이나 가을 학기 중 한번은 더 90일 통독을 해야겠다는 것이다.

 

훌렁훌렁 쉽게 넘어가버린 부분에 대한 아쉬움과 양심 찔림등... 복잡한 감정이 모여서 내 양심 저 밑바닥 어딘 가에서는 ‘용기를 가지고 한 번 더 해보라’고 응원하는 몇몇의 하얀 천사들과 ‘괜찮다...그만해도 충분하다’고 반박하는 수많은 까만 옷들이 매일매일 싸우고 있는 중이다. 아직 숫자적으로는 절대적으로 하얀 천사들이 불리하긴 하지만 90일 통독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내 마음 속의 성령님께서 마침내 승리하시길 나도 조용히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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