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는 사람들

위대한 유산

작성자 wolsik 날짜2017.05.30 조회수145
5월은 <행복 스튜디오>라는 설교말씀을 통해 가정과 가족에 대해 다시 되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고등학교 때 처음 알게 되었고, 결혼하기까지 십년동안 연애 같지 않은 연애를 하면서 세 번 정도 헤어졌었습니다.
철부지 여고 시절엔 이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와 보니 이 남자처럼 저에게 못하는 남자가 없었습니다. 늘 비밀이 많고, 지나치게 냉정하고, 한 번씩 잠수를 타서 연락두절이 되기도 하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본인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만큼은 꼭 이 남자와 하고 싶었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그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고, 두 번째는 누구보다 성실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초등학교 5학년 하필 어버이날 이혼을 하셨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이, 보고 싶은 엄마를 마음대로 못 보는 단순한 그리움이 아니라, ‘결손가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람들의 편견을 견뎌내는 것이라는 걸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정서적으로 기댈 수가 없었기에 정말 외롭고 비참한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간혹 친구들과 심하게 다투거나, 내 뜻과 다르게 오해를 받는 경우, 어떤 상황에서 선택되지 못했을 땐 부모님을 대놓고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게 다 부모님의 사랑과 보호를 재대로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그 시기에 남편은 제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알게 해준 사람이었어요.
남편도 때때로 평범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은근슬쩍 내 비치며 저를 이해하고 위로해주었습니다. 이런 저의 처지를 이미 다 알고 있는 남편 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저의 결핍을 보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그랬던 그가 시간이 지날수록 저를 더욱 외롭게 만들고 이별이라는 말로 상처를 주기도 했어요.

월드컵열기로 온 나라가 들끓던 해.
친언니가 자신이 새로 등록한 교회에 나와 보라고 권유했습니다.
전에도 주일이면 남편과 가까운 교회에서 예배를 자주 드렸었기에 그날도 그와 함께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그때 저는 몸과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해 있던 터라 제 영혼의 갈급함을 채워주시기를 눈물로 기도드렸습니다. 예배 후 남편과 저는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늘 그렇듯 카페에 앉아 또 사소한 얘기로 헤어질 구실을 만들어 마지막 이별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은 자기 한 몸 책임지기도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비와 용돈을 직접 벌어서 써야 하는 눈앞의 현실 때문에 저의 투정을 받아줄 여유도 없었겠지요. 남편이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저는 그 자리에 한참을 그대로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사람 없이는 못 살 것 같았어요.
그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와달라고 했더니 순순히 돌아와 주었습니다.

저는 결단을 내리듯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과 함께 한 시간과 히스토리가 너무 아깝고,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이 물거품처럼 없어지는 것이 싫다. 그러니 우리 빠른 시일 내에 하나님 앞에서 맹세하자. 우리끼리 약속하는 것은 서로에게 상처만 될 뿐이고 당신이나 나나 가장 의지하고 가장 두려워하는 분은 하나님이니 우리 하나님 앞에서 결혼하자‘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남편은 제가 붙잡아 주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제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장 언니가 다니는 교회에 등록을 하고, 그로부터 두 달 뒤 교회에서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초라하지 않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친정아버지와 함께 살던 빌라의 작은방에서 신혼을 시작한 우리부부는 주일이면 함께 유아부에서 교사로 봉사하며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중보기도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갖지 못할 거라고 진단받았던 언니가 임신으로 기도 응답을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언니는 이후 자연임신으로 둘을 더 낳아 현재 삼남매를 두었습니다.) 그전까지 웅얼거리며 하나님을 찾았던 저는 하나님의 응답을 들을 줄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제가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시댁과 남편의 경제사정을 알게 되었고, 친정도 부유한 형편은 아니었기에 경제적으로 항상 위태로웠습니다.
결혼 1년 만에 큰아이를 임신했을 때 남편은 박사과정을 막 시작했고, 저도 직장을 그만두어 매달 나가는 병원비도 큰 부담이었지요. 더욱이 그 당시 결혼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저와는 너무나 다른 절차와 규모에 제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뭘 믿고, 뭘 보고 내가 결혼했을까? 회의가 들 때마다 답은 명료했습니다.
하나님 믿고, 그 사람 하나보고 결혼했잖아.
곁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언니도 하나님께 막무가내로 떼써보라며 늘 기도해주었습니다.

결혼 후 남편은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고단함 속에서도 제가 기대하지도 않았던 다정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제 남편인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저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실 거라는 배짱도 생겼습니다.
‘하나님 다 아시지요. 세상 아버지가 주시지 못하는 것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채워주실 줄 믿습니다.’
역시 선하신 하나님은 다 아시고, 우리들에게 넘치는 축복을 예비하고 계셨습니다.
큰아이가 태어나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 남편은 공기업에 입사를 하게 되었고 회사에서 사택을 마련해 주어 처음으로 우리만의 집이 생겼습니다. 성실함이 무기인 남편은 업계에서도 인정받아 이제는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일등남편이 되었고, 열 아들 부럽지 않은 세 딸도 제가 외로울 틈을 주지 않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커가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지나 온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합니다.
제가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만 받고 자란 막내딸이었다면 남편을 선택하지도, 하나님을 의지하지도 않았겠지요. 가진 것 하나 없이 하나님만 의지하며 시작한 가정을 하나님께서 보호하여 주시고, 차고 넘치는 축복을 부어주셨습니다. 부모님께 받지 못한 사랑을 예수님을 통해 알게 하시고 서로를 섬기며 사랑을 실천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15년 동안 몸담았던 교회를 떠나 이룸 교회로 인도하시고, 입술에만 머물렀던 감사와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신앙생활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시는 하나님. 이 시간을 통해서 다시금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에 보잘 것 없는 저를 쓰시려고 다시금 저를 부르지 않으셨을지.
매일 아침 만나와 묵상을 하며 다시금 뜨거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세 딸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울 자신은 없지만, 가장 값지고 위대한 믿음의 유산을 물려줄 수 있기에 오늘도 하늘 아버지께 감사와 영광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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