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중2 딸이 있습니다. 다들 저에게 힘들겠다고 말씀해주십니다. ㅎㅎㅎ
네~ 힘이 듭니다. 뭐 눈에 띄게 나쁜 짓을 하는건 아니지만 예전과는 다른 행동과 태도, 눈빛들이 엄마 맘에는 섭섭하기도 하고 좀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딸이랑 얘기라도 좀 해보려면 벌써 잔소리다 싶은지 딸이 내 말을 건성으로 듣고 있구나 싶어서 마음은 더 답답했지요. 거기다 하루에도 열두번 롤러코스터를 타는 딸 아이 기분을 무시할수만도 없고, 맞춰주자니 속이 답답하고...
(사춘기 딸 아이와의 밀당은 정말 연애시절 밀당 저리가라입니다) 나날이 마음이 다운되어 힘들어 하던 즈음, 남편이 바람 좀 쐬고 오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서 중2 딸과 단둘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떠나기전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딸아이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제 마음에도 평안을 주소서.
딸 아이를 바라보는 제 마음에 주님의 사랑을 부어주셔서 그 사랑이 자연스럽게 딸아이에게 흘러가도록 해 주소서.
제 마음을 넓히시고 제 영안을 열어주셔서 하나님이 딸을 통해 일하실 앞길을 기대하게 하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딸을 바라보게 하소서. .... 그렇게 딸과 저의 관계회복을 위한 기도를 하였습니다.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면서 용감하게 일본으로 자유여행을 떠났습니다. 몇날 몇일을 찾아보고 준비하고 분주히 보내고 여행을 가보니 여행이라는 낯선 환경과 딸을 데리고 온 보호자로서 용감하게, 씩씩하게 이 여행기간을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때문인지 출발전 하나님께 그렇게 기도했던 딸과의 관계는 전혀 문제 되지 않았고, 오히려 딸이 엄마의 여행준비 과정을 보면서 "엄마는 나를 위해서 이렇게 열심인데 난 너무 엄마한테 미안해" 라고 하더라구요. 뭐 그런말 들으려고 떠난 여행이지만^^ 막상 그런 얘길 들으니 아직 어리고 철없는 줄만 알았던 딸이 그래도 많이 컸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맘이 울컥하기도 하더군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그래 뭐든 이렇게 용감하게, 씩씩하게, 열심이면 돼~"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전업주부로 남편 챙기고 아이들 챙기느라 내 삶은 없다고 불평하고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을 바라보며 마음 답답해 하기만 했는데 그런생각들이 다 부질없이 느껴지고 "하나님이 나에게 이렇게 열심을 주셨는데 내가 왜 그런 답답한 마음에 사로잡혀 있었지~" 하며 회개의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딸과의 관계가 아니라 내 인생에 "열심"을 다하라는 기도제목을 주신 하나님께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가정 안에서 세밀하게 일하고 계셨습니다. 딸만 바라보던 나의 좁은 마음을 여행이라는 갑작스러운 돌파구를 통해 기도제목을 바꾸시고 나의 지경을 넓히시겠다고 말씀하시는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내 인생길에 하나님이 어떻게 놀라운 은혜를 주실지 또 기대가 됩니다. 기대하며 기도하며 기다리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언젠가 목사님의 말씀처럼 저는 하나님을 더욱 기대합니다. 우리 가정안에서 사춘기 2탄, 아들과의 관계에서는 또 어떻게 역사하실까요~ ^^